마늘밭에 비료를 주고 농업용수 수도꼭지를 튼다. 군인들의 열병같이 질서정연하게 설치된 관수 시설 따라 분사되는 수돗물이 가랑비 내리듯 밭 전체를 적시고 있다. 천지개벽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, 우리 할아버지는 꿈도 꾸지 못하고 돌아가셨다.1970년대 중반까지 하늘에 의지하는 농사였다. 귀 덮인 모자를 쓰고 밟던 보리밭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새로운 작물이 들어섰다. 겨울철 아랫목에서 삶은 고구마 나눠 먹으며 정을 나누던 모습이 사라졌다. 농번기·농한기가 없어지고 다양한 작물로 인해 일 년 내내 바쁘다.다양한 작물 뒤에서 응원하면서 쉴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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