매화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. 꽃도 다른 나무에 비해 일찍 핀다. 다들 깊은 잠 속인데 매화는 일찌감치 눈을 뜬다. 봄을 기다리는 타고난 감성 탓일 것이다. 눈발 성성한 1월 말에서부터 피어 연중 들머리 짓는다. 이를 일러 꽃의 우두머리라고 ‘화괴(花魁)’란 별명까지 가졌다.선비들이 좋아하는 사군자, 매란국죽(梅蘭菊竹)에서도 으뜸으로 줄 세웠다. 차가운 눈 속에 피어 ‘설중매’다. 눈 속에 꽃이 어디 쉬운가. 한겨울 혹한의 절정을 무릅쓰고 굳은 기개처럼 피어나는 꽃과 은은하게 배어나는 매향에 말을 잊는다. 옛 선비들은 매화가 지닌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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